[AI Era] 2호. AI유저라면 주목해야 하는 Cre[Ai]tor 들의 작품
| 부천 AI 영화제 수상작
| 선댄스가 주목한 AI작품
최근 AI가 영화판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합니다. 무엇이든 레거시가 강한 Mainstream보다는 지류나 주변부, 경계의 영역에서 변화와 혁신은 시작되기 마련인데요. 독립영화라는 지류에서 역시 이런 경향성이 두드러지긴 하네요.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의 Paul Trillo처럼 AI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새로운 아웃풋을 만들어 내고 있는 다양한 Cre[Ai]tor들의 최신 작업들을 이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부천 영화제 AI Film부문 수상작
지난주에 막을 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AI부분 수상작을 소개 드립니다.
총 15개 작품이 초이스 되었고, 이중 ‘작품상’, ’기술상’, ’관객상’ 3개 부문의 상이 수상되었습니다.
최우수 상인 ‘작품상’은 프랑스의 Léo Cannone 감독의 <할머니들은 어디로 떠난 걸까?>라는 2분짜리 숏 필름이 수상하였는데요,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할머니의 죽음 이후 세계에 대한 상상을 극화하여 시놉을 구성하였고, 제작은 미드저니와 Runway을 활용하였다고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AI영화들이 스타일이 잘 뽑히는 미드저니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Runway의 GEN-2로 애니메이션을 넣어 영상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뭉그러지고 정확하지 않은 AI생성물의 스타일 그 자체가 하나의 미학으로, 모호하지만 존재하는 듯한 할머니 정령들의 신비로운 모습에 합체되며 작품성이 어필된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2024 Runway 영화제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기술상’과 ‘관객상’은 모두 한국의 배준원 감독의 <폭설(Snowfall)>이 수상을 하였습니다. 러닝타임 14분을 AI만으로 서사적 일관성을 채웠다는 점에서, AI영화 제작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배준원 감독은 99년생으로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에서 영상 연출을 시작해 현재 서울예대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최근 AI를 활용하여 영상을 제작하는 감독들은 두 부류로 나누어지는 것 같은데요, 하나는 Léo Cannone 같이 포토그래피로 출발해 영화나 광고 등 영상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들로 새로운 AI 스타일체의 미학를 창조하는데 몰두하는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위의 배준원 감독처럼 기존의 영상 미학을 답습하고 있지만, AI로 제작 스케일을 대폭 축소하고 그 퀄러티를 뽑아낸 것에 의의를 두는 파입니다. 영화와 광고가 결국 영상을 다루는 하나의 분야이다 보니 내년에는 또 어떤 형태로 분화되고 발전될지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이번 부천영화제에서 AI부문에 출품한 감독은 아니지만 주목해 볼 또 다른 감독 한 명이 있는데요, 바로 <봉화 아래(Below Bonghwa)>라는 영화를 스크리닝하고 부천 AI영화 제작 워크숍에 멘토로도 활동한 David Clark감독입니다. 그는 이미 칸, 베를린영화제 등에 주목을 받으며 AI영화신에 주요 인사로 등장하였고, 커피 한잔할 시간에 뚝딱 만들었다는 아디다스 AI광고가 큰 화제를 일으키며, AI영화/광고 커뮤니티인 ‘Curious Refuge’의 강사로 활동 중입니다. 한국 혼혈로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분인데요, 작년에 있었던 봉화 매몰 광부 생환 사건과 한국의 설화 속 상상의 괴물 불가살을 퓨전 해 <봉화 아래>라는 영화의 시놉을 구성했다는 스토리도 흥미롭습니다. 자세한 인터뷰는 이 기사를 참고하세요~
2. 선댄스가 주목한 무한버전 AI 영화: Eno.
독립영화와 다큐의 산실, 선댄스영화제가 주목한 Gary Hustwit감독의 AI 다큐멘터리 영화 <Eno.>가 뉴욕에서 개봉되었습니다. Eno는 U2, 콜드플레이 등과 협업했던 전설적 뮤지션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Brian Eno의 생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필름인데요, 특이한 것은AI에 의해 영상이 상영될 때마다 전혀 다른 버전으로 재조합되는 실험이 시도되었다는 점입니다. 1시간 40분의 러닝 타임동안 기본적인 내용을 비슷하지만 제작자가 미리 정해 놓은 규칙에 따라 즉석해서 10의 18승(1경2천만@_@)까지 새로운 조합의 장면 버전이 랜덤 생성되어 세계 최초의 ‘즉석영화’가 탄생 된거죠.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생성형 AI 기술은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코드 기반의 프로그래매틱 생성에 가깝죠. 시사회를 다녀온 전문가들은 두 편을 연속으로 경험한 뒤 기본 구조는 비슷하지만 다른 두 영화를 본 것 같았다는 평을 내놓았습니다. 새로운 조합의 장면에 의해 영화의 주제가 달라 보였다고 하는데요.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소개 드린 이유는 최근 AI영화제라고 소개되는 영화들의 풍이 되려 단조로와 약간의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오히려 신선한 시도라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주인공 Eno는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기술을 떠나 인간의 머릿속에서 조합한 단편의 모음이, 결국 영화의 성격을 좌우한다.”
영화를 만든 것은 감독이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결국 관람자 각자의 몫이며 그 해석은 역시 수많은 사람의 수만큼 존재하는 것 아닌가를 이야기하는 것 같네요.
Brian Eno는 마르셀 뒤샹의 “샘”에 소변을 갈긴 사람입니다.^^ 변기를 두고 샘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자유 의지고, 그것을 그냥 변기로 받아들이는 것도 또한 개인의 자유 의지니까요.
마치며,
AI의 노예가 되는 것도 자유고, AI를 노예로 부리는 것도 개인의 자유 의지입니다.
당신은, AI로 무엇을 하고 싶으실까요?
Editor : AI LABS 김효진 책임
💡 참고하면 좋은 자료
1. 부천 영화제 AI Film부문 수상작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AI부문 (링크)
- Léo Cannone 감독 필모그래피 (링크)
- Léo Cannone 감독의 <할머니들은 어디로 떠난 걸까?> (링크)
- 배준원 감독의 <폭설(Snowfall)> (링크)
- David Clark감독 (링크)
- 아디다스 AI 광고 (링크)
- David Clark감독 인터뷰 (링크)
2. 선댄스가 주목한 무한버전 AI영화: Eno.
- ENO Trailer (링크)
- Gary Hustwit감독 (링크)
- Brian Eno의 생에 대한 다큐멘터리 필름 (링크)